혈우병 환자의 편도 제거 수술 — 내 인생 가장 아팠던 한 달

경증혈우병A가 있는 상태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종류부터 4일 입원, 한 달의 회복까지. 희귀질환 환자가 직접 겪은 편도 수술 경험을 솔직하게 기록했습니다.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경증혈우병A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담당 의사가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받기로 한 결정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편도 염증으로 인해 그 상태로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 이전 글: [편도 제거를 알아보다 혈우병과 항인지질증후군을 발견했습니다]


편도 제거 수술이란

본격적인 경험을 이야기하기 전에, 편도 제거 수술이 어떤 수술인지 먼저 정리합니다.

편도란 무엇인가

편도는 목젖의 양쪽에 위치한 구개편도와 목젖 위에 위치한 인두편도(아데노이드), 혀 뿌리에 있는 설편도 등 여러 부위에 존재합니다. 3세 이하에서는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 등을 방어하는 면역 기능을 담당하지만, 3세 이상에서는 그 기능이 거의 사라지므로 제거되어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편도 제거 수술이 필요한 경우

편도절제술은 연 6회 이상, 또는 최근 2년간 연 3회 이상 재발하는 재발성 급성 편도염, 내과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편도염, 편도비대로 인한 심한 코골이 및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등의 경우에 보통 시행합니다.

저의 경우 반복적인 편도 염증이 자가면역질환인 강직성척추염과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편도염 환자와는 조금 다른 케이스였습니다.

편도 제거 수술의 종류

편도 제거 수술은 사용하는 도구와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뉩니다.

[수술 종류 표]

수술 방법특징비고
전통적 절제술수술 칼로 편도 제거기본 방법
전기소작술전기 열로 조직 제거 및 지혈가장 널리 사용
코블레이터고주파 에너지로 저온 절제출혈·통증 적은 편, 비급여 추가 비용


수술을 앞두고 — 오히려 홀가분했습니다

수술 당일, 솔직히 두렵다는 감정보다 홀가분하다는 감정이 더 컸습니다.

드디어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편도 염증이 반복될 때마다 열이 나고, 침도 못 삼키고, 며칠씩 아무것도 못 먹던 날들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그 상태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수술을 받았습니다

당시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수술을 앞두고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수술도 받고, 몸 상태를 회복한 뒤에 이직을 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덕분에 수술 전후로 회사 출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재직 중이었다면 수술을 결정하기가 훨씬 어려웠을 것입니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케이스가 다르다 보니 쉽게 예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수술 당일 — 예상대로 출혈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여러 과의 의사들이 협진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경증혈우병A 환자이자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수술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었습니다.

수술 후 의료진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수술 중 출혈이 잘 잡히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혈우병이 있는 환자의 수술에서 출혈 관리가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다행히 의료진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한 덕분에 수술은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수술 이후에는 출혈 관련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4일 입원, 한 달의 고통

수술 후 4일간 입원했습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울 줄은 몰랐습니다. 수술 전에는 2주 정도 고생하면 회복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거의 한 달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습니다.

밥도, 죽도 못 먹었습니다

편도 제거 수술 후 가장 힘든 부분은 식사였습니다.

목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극심한 고통이었습니다. 밥은 물론이고 죽도 제대로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거의 2주를 아이스크림과 연두부로 버티는게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수술 이후 최소 1~2주 동안은 거칠고 자극적인 음식을 못 먹고, 혈압을 올리는 힘든 일도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방학이나 휴직처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수술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희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회복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는 수술 후 6~7일입니다

수술 후 통증이 가장 극심한 시기가 따로 있습니다.

특히 수술 직후 6~7일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뭘 삼킬 때마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식사를 거부할 정도이며, 일부 병원에서는 진통제와 항생제, 식사 대용인 포도당을 주사로 맞기도 합니다.

저도 그 시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침을 삼키는 것조차 고통스러웠고, 잠을 자다가 침이 고이면 그 자체로 잠에서 깰 정도였습니다. 꽤 오랫동안 잠도 누워서 못자고 앉아서 잘 정도였습니다.

아내가 간병인으로 옆에 있어줬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내가 옆에서 간병인으로 함께했습니다.

밥도 못 먹고, 죽도 못 먹는 상황에서 아내가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병원에서도, 퇴원 후 집에서도 아내의 도움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한 달이었습니다.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았을 때도, 혈우병과 항인지질증후군 진단을 받았을 때도 옆에 있어준 사람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아내가 없었다면 어떻게 버텼을지 모르겠습니다.


편도 제거 수술 후 주의사항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고려 중인 분들을 위해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식이 관리

수술 후 1~2주일 동안은 부드럽고 찬 유동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 종료 4~8시간 후부터 차고 부드러운 우유, 죽, 아이스크림 같은 것부터 시작하고, 1주일 정도까지는 죽을 차게 해서 식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혈 징후 확인

출혈은 수술 첫날 전체 환자의 약 1%, 그 이후에는 약 2%에서 발생합니다. 지연성 출혈은 수술 후 5~7일에 발생하므로 이 시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10분 이상 지속되는 출혈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혈우병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신경쓰면서 관찰했었습니다.

회복 기간 충분히 확보하기

일반적인 편도 수술도 최소 2주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합니다. 희귀질환이 있거나 면역체계가 약한 경우에는 그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저처럼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직 중이라면 수술 일정을 잡기 전에 충분한 휴가나 병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결과 — 정말 만족합니다

힘든 한 달이었지만, 수술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편도가 부어서 열이 나고 컨디션이 나빠지는 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강직성척추염 컨디션 저하의 신호 중 하나였던 편도 염증이 사라진 것입니다.

고생을 많이 했지만, 수술을 결심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아팠던 한 달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한 달을 버텨낸 덕분에, 이후의 삶은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편도 염증으로 쓰러지던 날들이 사라졌고, 그만큼 강직성척추염 관리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혈우병이란 무엇인지, 경증혈우병A 환자로서 직접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정리합니다.

👉 다음 글: 혈우병이란 무엇인가 — 경증혈우병A 환자가 직접 설명합니다 (작성 예정)



👉 관련 글

관련 글 보기